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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Paul
이처럼 사소한 것들 표지, 출처: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1513068
이처럼 사소한 것들 표지, 출처: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1513068
“오펜하이머”, “피키 블라인더스”로 유명한 킬리언 머피 주연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 (Small Things Like These)”가 영화로 개봉했습니다. 해당 영화는 클레어 키건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배경은 아일랜드입니다. 아일랜드는 카톨릭 중심의 나라로써 카톨릭과 깊은 역사를 함께합니다. 책에서는 “막달레나 세탁소”라는 18세기부터 1996년까지 아일랜드 가톨릭교회가 운영한 여성 보호 시설에서 일어난 일을 다룹니다.

막달레나 세탁소 사건

막달레나 세탁소는 아일랜드 가톨릭교회가 운영한 여성 보호 시설이었지만, 사실상 강제 노동과 인권 침해가 이루어진 곳이었습니다. 미혼모, 성폭행 피해자, 고아 등이 ‘도덕적으로 타락했다’는 이유로 이곳에 보내졌고, 강제 노동과 학대를 당했습니다. 2013년, 아일랜드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과했고, 피해자들을 위한 배상 프로그램이 마련되었습니다.
아일랜드는 2015년 동성 결혼 합법화, 2018년 낙태 합법화 국민투표를 통해 가톨릭의 사회적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재 아일랜드는 점점 세속화되고 있지만, 가톨릭은 여전히 문화적으로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습니다.

펄롱

책에서의 주인공은 펄롱이라는 중년 남성입니다. 펄롱은 석탄광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무덤덤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중년의 남성으로 표현됩니다. 자신의 인생이 그리 특별하지도 않고, 이미 많은 인생을 똑같은 삶을 반복하며 살았기 때문에 잠깐의 변화를 꿈꾸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 십년을 살아온 세월에서 변화는 쉽지 않습니다.
펄롱은 그러던 도중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즈음 막달레나 세탁소를 운영하는 집 근처 성당에 방문하게 됩니다. 석탄광에서 추위에 떨며 고통을 받고 있던 한 수녀원의 소녀를 도와주게 됩니다. 하지만 펄롱은 그 소녀를 다시 수녀원으로 데리고 갑니다. 첫 만남에서 그렇게 헤어지게 된 소녀와는 추후 다시 만나게 됩니다.
펄롱은 아버지를 모른채로 자라났습니다. 네드라는 어른이 펄롱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해주면서 키워주었지만, 실제 생물학적 아버지로는 표현되지 않습니다. 네드라는 어른 덕분에 펄롱은 주변 사람들에 비해 크게 고생이랄것 까지는 없이 자라났습니다.

수녀원

펄롱이 방문한 수녀원에서는 수녀님들이 계십니다. 그곳에서 수녀님들의 파워는 막강했습니다. 마을 전반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습니다. 이유는 수녀원과 연계된 학교 때문이었습니다. 펄롱의 딸들도 그 학교에 가야 했기 때문에 수녀님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로 작용됩니다. 해당 수녀원에서는 여성들을 돌봐주는 역할도 같이 수행하는 것처럼 표현되었습니다. 따라서 펄롱이 석탄광에서 발견한 그 소녀를 수녀원에 다시 데려갔을 때에 수녀님들은 많은 것을 감추려고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펄롱에게 더 이 사건에 다가가지 말라는 눈치를 주듯이 말이지요.

Mrs.Wilson

미시즈 윌슨이라고 책에서는 나옵니다. 미시즈 윌슨은 펄롱에게 자아를 형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으로 그려집니다. 책의 제목처럼 내가 표면적으로는 느낄 수 없지만, 가장 사소한 것들이 뭉쳐 자아를 이루게 됩니다. 그것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말이지요. 어머니의 따뜻한 밥, 아버지의 걱정 섞인 말투, 학교에서 만났던 나를 생각해 주던 친구들 등등 요즘같이 자극이 강한 시대에서 추구하지 않는 정말 사소한 것들이 사람의 자아를 형성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현대와 같이 자극과 주목을 추구하며 빠르게 습득하기만을 원하는 추세에서는 정말 반대되는 것들이지요. 작가인 클레어 키건은 그녀만의 말투와 단어들로 이렇게 사소한 것들에 대한 중요성을 일으키게 합니다.

석탄광

펄롱은 크리스마스 날에 서성이며 길에서 돌아다니다가 다시 석탄광으로 향하게 됩니다. 펄롱은 문득 석탄광에 들어서기 전에 다시 그 소녀가 거기에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불안감은 맞아 떨어집니다. 이번에는 펄롱이 그 소녀를 데리고 집으로 향합니다. 소녀를 태워 차를 타고 가는 그 과정에서 펄롱은 여러가지 많은 생각들을 합니다. 펄롱과 함께 타고가는 소녀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들이 느껴집니다. 펄롱은 자신이 해당 행위를 하면서 일어날 여러가지 미래의 일들을 머릿속에 그려 보며 운전을 합니다. 하지만 이미 소녀를 수녀원에서 데려오는 과정은 시작되었고, 펄롱은 해당 순간을 받아들입니다. 펄롱은 석탄광에서 소녀를 구원합니다. 남을 구원함으로써 펄롱의 지루한 인생도 구원됩니다.

구원 (redemption)

구원, 남을 구원함으로써 본인도 구원을 받은 빌 펄롱. 더 옛날이었다면 펄롱이 구하는 소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되었을 수도 있다고 책에서는 표현합니다.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 현실이 누군가가 자신을 구원 해 주었음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가장 작은 것, 그리고 그것으로 부터 시작된 구원은 막달레나 세탁소가 표면적으로 표현했던 구원과는 너무나도 다릅니다.
아래는 몇 가지 인상깊었던 구절을 남겨 보겠습니다.
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이 보기 어려운걸까?
그 나날을, 수십년을, 평생을 단 한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모습을 만족할 수 있나? (p.119)
 
 
OUTSPIRED: “IN”spired를 받고 “OUT”된 생각을 뜻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작은 것들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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