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은 거짓말을 경계하며 산다. 정작 자기를 무너뜨리는 건 거짓말이 아닌데도.
거짓말은 쉽다. 들키면 끝나니까. 진짜 위험한 건 한 번도 틀린 말을 하지 않으면서 당신을 원하는 곳으로 옮기는 목소리다. 이걸 유세라고 부른다. 그리고 지금 당신의 타임라인은 전부 이 목소리로 채워져 있다.
Radiohead는 이걸 1997년에 이미 알았다.
OK Computer 여덟 번째 트랙, Electioneering. 앨범 전체가 기계 앞에서 웅크리는데 이 곡만 밖으로 소리친다. 흥미로운 건 이 곡이 정치를 비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유세하는 자의 목소리가 되어버린다. 확신에 찬 어조, 군중 앞의 손짓, riot shield와 voodoo economics가 록 리프 위에 태연히 얹힌다. 노래는 판단하지 않는다. 그냥 그 목소리가 된다. 그리고 당신은 그 연기 속에서 진짜 유세를 본다.
핵심은 사운드가 아니라 구조다.
유세하는 목소리는 계속 "맞는 말"을 한다. 문제는 그 맞는 말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이다. 틀린 말을 하지 않으면서, 결국 당신을 옮긴다. 이게 거짓말보다 강하다. 반박할 지점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당신 차례다.
이 곡이 스물여덟 해 지나 더 선명해지는 이유는 유세가 광장을 떠났기 때문이다. 자기를 브랜딩하는 사람, 정답만 말하는 계정, 옳은 편에 서 있음을 끊임없이 증명하는 목소리 — 파는 물건은 달라도 문법은 하나다. 당신이 듣고 싶은 말을 고른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밖에만 있지 않다.
당신도 하루 종일 유세한다. 회의에서, 피드에서, 관계에서. 진심을 말하는 대신 상대가 원하는 정답을 고른다. 그게 안전하니까. 틀리지 않으니까. 곡이 겨냥하는 건 특정 인물이 아니다. 사람이 아니라 구조 — 진심 대신 정답을 고르게 만드는 유인 그 자체다. 그래서 이 노래는 늙지 않는다. 광장의 얼굴만 바뀔 뿐이다.
OK Computer의 나머지 곡이 "기계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작아지는가"를 노래할 때, 이 곡만 "인간이 서로에게 어떻게 유세하는가"를 노래한다. 그래서 이 차가운 앨범에서 유일하게 뜨겁다.
곡을 끄고 나면 질문은 정치를 향하지 않는다. 당신을 향한다.
오늘 당신이 한 말 중, 진심은 얼마였고 유세는 얼마였나. 당신은 맞는 말을 했나, 아니면 그저 내가 듣고 싶어 할 말을 골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