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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 Mind

If

숲속에서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
Photo: Jens Lelie · Unsplash

당신의 인생의 분기점은 어디인가요?

By @coldsurf2026.04.26Mind Magazine@coldsurf사람이 직접 쓴 글

If, 그리고 분기점

인생에서 돌아보면 나의 인생을 갈라놓은 분기점은 하나씩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재밌는 건 그 분기점이 오롯한 나의 선택은 절대 아니라는 점 이겠지요. 누군가 나를 뒤에서 미는 듯한 그러한 상황에 처할 때, 혹은 내가 선택하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한 건 아니지만 결국 그렇게 되었을 때와 같은 상황 말입니다. 그 당시에는 그 선택을 하면 주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지만, 뭔가 본능적으로 해당 선택을 해야할 것만 같습니다. 결국 그 선택을 하게 되고, 가까운 미래에는 그 선택으로 인한 책임만 오롯이 감당하는 듯한 그런 회한이 들기도 합니다. 내가 원한것 같은데, 사실 원하지 않기도 한 것이지요.

최근 유행한 개념인 Multiverse라는 개념도 이러한 것과 비슷한 결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주에는 무한한 여러개의 내가 있고, 그 "나"라는 존재들은 이 분기점을 통해 자꾸 생긴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분기점은 다시 되돌리려 해도 되돌릴 수 없습니다. 알 수 없는 우주의 기운이 방해하기 때문이지요. 혹은 우주가 그렇게 동작을 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지요.

If, 즉 단어의 뜻 대로 "만약" 혹은 "~였다면" 등은 해석해보면 결국 내가 현재의 지금에서 과거에 해보지 못한 무언가가 있음을 표현하려하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인생의 큰 분기점이라고 하면, 제 머릿속과 체험을 통해 꼽을 수 있는 한가지가 있습니다. 그 분기점 이전과 이후의 삶이 굉장히 많이 달라졌으니까요.

그래서, 분기점 이후 후회가 없는가?

아마 가장 안타까운 상황은 그 분기점 이후의 상황이 후회처럼 느껴진다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그 상황에서 "~했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가득차게 되면, 현재 인생은 회한에 가득차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오늘 봉사를 하면서 "아, 그 분기점에서 내가 반대방향으로 갔다면 이러한 삶은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봉사를 하며 만족감을 느끼는 삶을 살지 못했을 것 같았고, 그로 말미암아 여러가지 제가 지금 현재 상황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을 놓쳤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저도 어렸을 때에는 그러한 분기점에서 반대방향으로 가지 못한 저 자신을 비난했던 것 같습니다. 많은 것을 받았음에도, 기대에 충족하지 못했고 결국 실패했다는 그런 생각들 말이죠. 하지만 오늘 문득 그 컴플렉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시작점을 느끼지 않았나 싶습니다.

재미없는 삶, 재미있는 삶

  • 제가 만약 그 분기점에서 반대방향으로 갔다면, 음악의 즐거움을 깨닫지 못 했을 것 입니다.
  • 제가 만약 그 분기점에서 반대방향으로 갔다면, 인생의 쓴 맛을 느끼지 못 했을 것 입니다. 쓴 맛도 모르니, 고로 단 맛도 모르겠지요.
  • 제가 만약 그 분기점에서 반대방향으로 갔다면, 사색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 했을 것 입니다.
  • 제가 만약 그 분기점에서 반대방향으로 갔다면, 더 넓은 세상이 있음을 알지 못 했을 것 입니다.
  • 제가 만약 그 분기점에서 반대방향으로 갔다면, 만족하는 법을 배우지 못 했을 것 입니다.

제가 만약 그 분기점에서 반대방향으로 갔다면, 이 모든것에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 했겠지요.

상상해보면 저의 삶은 굉장히 재미없고 전통에 갇힌, 생각마저 매우 보수적인 그런 삶이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우주의 온 기운이 "제발 그런 삶을 살지마"라고 했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패도 버티다보면

여러가지 실패들에는 명확한 이유가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무엇인가 이유는 있을 것 입니다. 다만, 실패감에 매몰되어 그 이유를 찾고 싶지 않을 수도 있지요. 일을하며 생기는 작은 실패들이나 실수들은 사실 인생의 무게에 비하면 가볍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인생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실패들을 버티다보면 문득 오늘의 저의 생각처럼 그 분기점에서 반대방향으로 가지 않은 자신의 인생이 더 없이 소중해지는 날이 오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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