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자신이 신념 있는 사람이라 믿는다. 완고할수록 더 그렇게 믿는다. 틀렸다.
완고함은 부러지지 않는다. 부러진다는 상상조차 낭만이다. 완고한 사람은 쓰러진다. 그것도 앞으로 나아가다 쓰러지는 게 아니라, 원을 그리며 제자리에서 쓰러진다.
신념과 완고함은 다른 것이다. 신념은 방향을 가진다. 완고함은 성미를 신념이라 착각한 것이다. 당신이 못 굽히는 그것, 대개는 신념이 아니라 그냥 성미다.
근 10년 사회생활을 하며 숱한 사람을 봤다. 가장 안타까운 부류는 언제나 완고한 사람이었다. 겉으로는 쿨해 보인다. 그 너머를 보는 눈으로 들여다보면 속은 비어 있다.
진짜 옳은 신념을 가진 사람은 완고하지 않다. 자신의 신념만큼 남의 신념과 의지도 존중한다.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무턱대고 불구덩이로 뛰어들지 않는다.
완고한 사람에게 방향은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아집이 곧 방향이다. 그래서 직선이 아니라 원을 그린다. 제자리에서 빙빙 돌면서도 그 안타까운 집착을 놓지 못한다.
몸이 타고 있는데도 모른다. 아니면 알면서도 합리화한다. 이미 늦은 줄도 모른 채, 혹은 알면서도 그 한 몸을 계속 불사른다.
나도 그렇게 살았다. 그래서 안다. 완고함이 얼마나 사람을 소진시키는지, 그보다 더한 낭비가 있는지.
대의는 없다. 다만 지켜야 할 신념의 가치를 알기에 오늘도 유연한 사람이 되려 한다. 그뿐이다.
당신은 오늘, 신념을 지켰나. 아니면 그냥 성미를 지켰나.